토사곽란 일주일내내 감기에 걸려 고생하던 끝에 딱 걸렸다. 토사곽란. 밥맛이 없고 피곤하여 저녁을 과일과 치즈한조각먹고 말았는데 , 밤11시가 다 되도록 정연이가 뛰어논다.. 다음날이 일요일이기도 하고 잘 노는 정연이가 예뻐서 같이 조곤 조곤 노는데. 정연이가 `엄마, 뭐 먹을 거 없어요?` 한다. 글쎄 뭐..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12.06
상가집 늦은 밤에 옷장을 뒤져 검정색옷을 갖춰입고 조문을 갔다. 마침 핸드폰을 집에 두고가서 퇴근후에 문자를 보게 되었는데, 피곤에 지친 나는 문자를 대충 보자 마자 아휴 또 상가집이야 하며 한숨부터 쉬었다. 누군가의 죽음이 나에게는 치뤄야할 하나의 일상일 뿐인것이다. 가야할지. 봉투만 해야 할..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12.02
수연과의 데이트 아주 오랫만에 수연이와 데이트를 하였다. 약국,할머니 할아버지, 동생들 ,아빠에게 엄마를 나누어주고 늘 엄마를 목말라하는 내 딸, 어느덧 훌쩍 자라나 전주에서 봉동까지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나타난것이다. 집에서 보는것보다 약국에서 만나니 더 반갑다. 더 잘해 주고 싶고 사랑스럽다. 다 ..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8.20
점심 햇살이 아스팔트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약국안에서 보는 도로는 투명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거리는 한산하고 자동차들은 느릿느릿 기어다닌다. 모든것들이 햇살의 지배에 힘을 못쓰고 납작 업드려 눈치를 살피는 격이다. 나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가 이따금 고개를 들어 밖을 내다 보았다. 간혹..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6.16
엄마 살면서 깜짝 깜짝 놀랄때가 많다.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그대로 또는 감쪽같이 변형되어 나에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때다. 이를테면 내가 정리정돈을 제때 안한다는지, 아이들에게 스킨쉽이 없다던지, 음식하기에 전혀 관심도 소질도 없다던지 남편에게 무뚝뚝하다던지 할때 말이..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6.15
경계 난 내가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인줄 몰랐다. 난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부지런해지고 더 예뻐지고(?) 더 가벼워지는 것 같다. 집안일과 약국일과의 경계, 집안일에서도 남편이 해야할일과 내가 해야할일, 약국일에서는 직원이 해야할일과 내가 해야할일 등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6.14
일상 이른아침에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5시반이다. 옆에서는 정연이가 개구쟁이 모습으로 잠들어 있다. 이불은 발밑에 가있고 잠옷으로 입힌 티셔츠가 가슴게 까지 올라가 배꼽이 다 나와 있다. 살포시 들어서 제자리에 눕히니 목을 꽉 껴안는다. 잠결에라도 지 어미를 떨어지지 않을려는 몸부림같아 사..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6.12
글쓰기 나이 40이 되었다. 약국에서 벗어나고 싶다. 좀더 가치있는 일이 하고 싶다. 난 정말 재주가 없다. 노래도 잘 못하고 춤도 잘 추지 못하며 그림도 젬병이다. 요리도 못하고 옷도 예쁘게 코디하는 법을 모른다. 집안을 정리 정돈하는 재주도 없고 화초를 잘 가꾸지도 못한다. 그런데 내가 잘 하는것이 있..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6.01
암은 앎이다. 김성동 약사님의 다음 책 제목이라는데 그 말을 들으니 아하 그렇구나..해진다. 아버지의 투병생활을 도우면서 내가 정말 많이 모르고 살았구나,.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이끌려서 살았구나 라고 많이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투병이 5개월째를 무사히 넘어가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열이나서 애간장을 .. 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201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