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토사곽란

큰마음약국 2010. 12. 6. 18:09

일주일내내 감기에 걸려 고생하던 끝에 딱 걸렸다. 토사곽란.

밥맛이 없고 피곤하여 저녁을 과일과 치즈한조각먹고 말았는데 ,

밤11시가 다 되도록 정연이가 뛰어논다..

다음날이 일요일이기도 하고 잘 노는 정연이가 예뻐서 같이 조곤 조곤 노는데.

정연이가 `엄마, 뭐 먹을 거 없어요?`  한다.

글쎄 뭐가 있을까? 하고 찬장을 뒤져보니 견과류가 조금 나온다.

정작 뭐 먹을 거 없냐고 보채던 정연이는 잠들어 버리고 , 내가 땅콩 몇알을 집어 먹었는데,, 그리고는

맛이 없어 던져놓았는데..

한참 있다 몸에서 반응이 왔다.

 

음식이 소화되어 혈관을 탄지 한참이 지난듯 ,, 갑자기 머리끝도 가렵고  손끝도 가렵고 음부끝도 가려워진다.

혀가 얼얼해지고 눈이 가렵다..

앗 이상하다. 뭐지? 그러는 찰나 배가 사르르 아프다.

화장실에 들락날락거리다가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무슨약을 먹어볼까 고민하다.. 해독제 숯을 선태하여 한모금의 물과 삼킨순간

폭포처럼 음식물이 역류하여 화장실이 오물 범벅이 되었다.

 

밑으로 쏟고 위로 쏟고 나니 가려움이 사라지고 숨을 쉴수 있게는 되었는데

복통이 사라지질 않는다.  손발은 차가워지고 머리에서는 식은땀이 줄줄나면서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대로 복통이 멈추면 좋겠는데,,,, 옆에서 남편이 놀래서 차키를 꺼내 든다.

끊어질 듯한 배를 부여안고 응급실을 찾아갔는데 ,, 마침 도착한 곳은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찾아간 응급실에서 드뎌 복통이 사라졌다. 감쪽같이...

 

병원진료의 필요성은 못느꼈지만.. 이왕 간거 진료받고 진경제 주사 한번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언가 나쁜물질이 들어거나까..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마치 싸이렌처럼 삐뽀 삐뽀 손과 발에서 신호를 보내고

장도 최대한 바삐 움직여서 재빨리 내용물을 밖으로 퍼내고 

 위장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으니 다시 음식물을 밖으로 퍼내고

온몸의 혈액들이 내장으로 모이는 수고를 감수해 주었다.

 

토사곽란은 그렇게 나를 지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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