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아버지!

큰마음약국 2012. 6. 25. 16:38

 

온몸이 열에 들끓으면 들끓을수록,

눈에 열이 꽉차고,머리는 아프고 ,온 마디마디가 아프면 아플수록,,

 

어느 여름날,

아버지 혼자 소파에서 끙끙 앓고 있던 날이 자꾸 떠오르네요.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얼마나 아프셨을까?

얼마나 절망스러우셨을까?

 

병과 함께 천천히 소멸되어가는 당신의 육신을 묵묵히 견뎌내시는게

자식들에게 해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자

당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하셨던 게지요.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 약을 사러오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고 질투가 납니다.

저사람들은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왜 우리 아버지만 이렇게 일찍 스러지셨을까?

 

어떤날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꼭 빼닮은 사람을 보고 숨이 막혀버린적도 있었어요..

 

아버지..

 

아버지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한이

얼마나 가슴을 저리게 하는지 몰라요,

.

치매에 걸리셔서 저에 대한 최근 기억은 다 잊으시고

어릴때의 기억만으로 저를 대하는 아버지를 왜 이해 못했을까요?

 

내가 좀더 사랑하면 될것을 ,,,

 

아버지와 저의 회한을 툴툴 털어버리지 못하고 껍데기로만 사랑한다고 한 죄!

아버지는 다 알고 계셨죠?

 

 

아버지가 떠나신지 한참이 되었지만,,

아버지를 잊은적이 없어요,,

 

아버지는 제 가슴속에서 어떤 숙제처럼 남아있어요.

 

아버지가 다시 살아오신다면,

아버지를 붙잡고 솔직히 말할거여요..

 

 

아버지가 나를 밀어냈을때 나 너무 힘들었다고..

아버지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고..엉엉 울을거여요.

다 이해한것처럼 가증떨지 않고

아버지의 막내딸로 돌아가 아버지의 가슴팍에 묻혀 아버지도 울고 나도 울고

그렇게 하루 반나절을 울을 거여요..

 

아버지가 저에게 다가오지 못했을때

제가 했어야 되는데..,

저는 제 서운함에 갇혀 미적거리다. 그만..

아버지를 놓치고 말았어요..

 

돌아오지 않는 풍선처럼,,,

 

 

아버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싶어요.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싶어요.

아버지에게 소리지르면서 말대답도 하고 싶고..

아버지에게 맛있는것도 사드리고 싶은 그런 날이네요..

 

아버지하고 가만가만 오랫동안 천천히 산책하고 싶어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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