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밖 활동/기고

성추행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

큰마음약국 2011. 8. 26. 14:55

오랫만에 처방전을 들고 나타난 미숙씨(가명)!

 

회사출근할 시간에  나타났기에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사연이 길다고 하면서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그 웃음이 쓸쓸해서 무슨일 있지? 라고 캐물었더니 쏟아놓는 사연이 너무 기가막히고 가슴이 아파서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옵니다.

 

 

                                                                                                                사진출처-다음검색

 

미숙씨는 얼마전 세아이를 데리고 홀로서기한 이혼녀입니다.

 

제가 그 이혼의 과정도 지켜봤는데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남편이라는 작자는 생활비는 커녕 연락도 안되는,아니 차라리 연락이 없는 편이 훨씬 속이 편한 인물입니다.

 

이차 저차 먹고 살기위해 취직한 회사는 택배회사 전산원.

 

회사에는 딸랑 여자라고는 미숙씨 혼자이고 들락 날락 거리는 사람은 온통 남자라고 합니다.

 

그 전 담당자들은 사흘을 버틴 사람이 없는데 미숙씨는 어느새 1년이 넘도록 성실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 직원중 한명이 미숙씨에게 성추행을 습관적으로 해왔다고 합니다.

 

나이도 미숙씨보다 어린사람이라 어디까지가 성추행이고 어디까지가 친밀감의 표현일까?

 

 그 에메모호한 경계에서 달래도 보고 윽박지르기도하고 무시해보기도 하기를 몇차례 했나봅니다.

 

(엉덩이를 툭 치고 간다거나, 팔뚝을 주물 주물 한다거나, 뒤에서 갑자기 놀래키면서 확 껴안는척을 한다거나, 머리를 쓰다듬는다던가)

 

하도 받는 스트레스가 심하여 하지말라고 저항하다가 이번에는 훤한 대낮 사무실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심하게 소리지르고 저항하다가 몸이 많이 상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덜 덜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신고를 했는데, 경찰서에서는 딱히 이 성추행 업무를 보는 곳이 없더랍니다.

 

이부서에서 저부서로 넘기고 저부서에서 이부서로 넘기고 무려 똑같은 이야기를 4번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안정이 최고인데,, 왜이렇게 시스템이 허술할까요?

 

결국은 폭행사건으로 해서 강력계에서 접수를 했다고 합니다.

 

 

 

 

어제 바로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어제는 경찰서에서 진을 다 빼고 오늘에야 겨우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고

 

약국에 약을 타러 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경찰에서는 증인도 없고 특별한 외상도 없어서 처벌이 좀 어렵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없지만,어찌된 일인지 폭행당한 어깨에 마비가 와서 손이 올라가지를 않습니다)

 

처벌을 하려면 명확한 증거와 증인또는 기록이 있어야 된다고 한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안에서 해결해도 될일을 경찰까지 불러서 일을 크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대놓고 상처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인 당사자는 오히려 자기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모양입니다.

 

남자직원들만 가득한 회사에서

 

 미숙씨는 너무도 보잘것 없는, 행실이 방정하지 못한 주제에 일처리도 시끄럽게 하는 철딱서니 없는 이혼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세딸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에게 말도 못하고 같이 상의할 사람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한채 

 

약국에서 한참을 하소연을 하다가 갔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일은 지금도 어느 사무실에서 또는 어느 학교에서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때 우리 사회가 상처받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사태해결을 중재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혹시 있는데 미숙씨나 제가 모르고 있는걸까요?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