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약국 이야기

아플때 아플 수 있는 세상!!

큰마음약국 2011. 7. 5. 06:00

  토요일날 제가 좀 아팠습니다.

 

  어지간하면 잘 버텨내고,버텨내기 이전에 좀처럼 아프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아프신 분들을 많이 만나서 일까요?

  아프지 말아야 겠다는 강한 신념이 생겼습니다.

  하여 미리 미리 영양제도 챙겨먹고 나쁜것은 잘 골라서 먹고 좋은 것만 얌체같이 먹습니다.ㅎㅎ

 

 

 그렇게 한들 저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무리하면 아플 수 밖에,,

 요즘 블로그에 재미를 붙여 시간가는줄 모르고 들여다 보는데다가

 시국이 좀 이상하게 돌아가다보니 밤마실이 잦았습니다.

 거기다 약국일에, 집안일에, 드뎌 몸이 버텨내질 못하고  파업을 선언한거지요,..

 약국문도 일찍 닫고 , 목포에 가서 약준모 회원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것도 못가고

 집에 가서 끙끙 앓아 누웠습니다.

 

 

 약을 챙겨 먹고 누워있는데,,,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실즈음 늘  열에 시달리셨거든요,,

아버지께서 이렇게 아프셨구나.. 이렇게 뼈마디가 표현할 수 없이 무거웠구나..

그때 아버지께 좀 어떠세요? 라고  여쭤보면,, 

그냥 희미하게 웃으시며   별 수 있냐? 견디는 수밖에 라고 말씀하시곤 했죠..

오후 한나절만 아파도 이렇게 힘든것을 ,,,,,,,,

 

그날 저녁 결정적으로 제가 빨리 나을 수 있었던것은

제가 집어먹은 약때문이 아니라,,

 

 

 

 

 

 이 죽 한그릇과

 제가 푹 쉴 수 있게 배려해준 식구들 덕택이었습니다

 올케가 끓여온 닭죽 한그릇을 먹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허리가 아프도록 잠을 자고 났더니

 아침에는 멀쩡하게 나아버렸지요,,

 

사람들이 아플때

제가 가장 많이 드리는 말씀이

가장 좋은 약은 쉬는 겁니다.. 인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쉴 수가 없으니 약을 지으러 왔지요,,입니다..

 

아플때 푹 아파버리면 몸이 제자리를 찾을 텐데,,,,,,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아파도 마음놓고 아플 수 없읍니다..

약을 먹고  다시 일터로 가야만 합니다.

 

그럴때 약사인 저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약사이지만 아플때 쉴 수 있는 세상이 되는데 힘을 아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프면 언제든지 맘놓고 아플 수 있는 세상!

아파도 약값 걱정안하는 세상!

 

그런 세상 말이지요,,,

 

아직은 참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