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약국 이야기

동네 단골 약국 이야기

큰마음약국 2011. 8. 19. 17:37

 

 

약국이라는 공간은 늘 열려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단골 약국이 있으신가요?

 

 

 

 

우리 약국은 대부분이 단골입니다.

 

번화가에 자리 한것도 아니고 병원을 끼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한때는 저도 처방전을 많이 수용했었으나  지금은 병원밑에 바로 약국들이 생기는 바람에 좀 한가한 약국이 되었습니다.

 

우리 약국에 처방전을 들고 오시는 분들은 바로 밑의 약국을 지나고 그 옆의 약국을 지나서 오거나

 

바로 밑의 약국을 두고 길을 건너서 오시거나 하는 사람들이니 그 정성이 보통이 아닙니다,.

 

순전히 저희 약국이 좋아서 오시는거지요,

 

그렇게 맺어진 인연들은 아주 소중합니다.

 

 

 

 

 

 

 어떨때는 약사와 환자를 뛰어넘어 더 특별한 관계가 될때도 많습니다.

 

오늘이 그런 경우입니다.

 

평범한 시골 아낙이십니다. 농사짓고 살림하며 애들 키우고 사는 50대 아줌마지요,,

 

약국에 오셔서, 창피하지만 어디다 말할 곳이 없고 너무나 답답하여 상의를 한다고 합니다.

 

무슨일이세요?

 

남편이 바람을 펴요....

 

 

 

 

네?

 

(남편은  저도 잘 아는 아저씨 입니다. 얼마전 비아그라를 타가셨거든요,.

아니 이노므 아저씨가 비아그라 타다가 어디다 쓴거야?)

 

약사님,,저 잘 아는 택시 아저씨 있으면 소개좀 시켜줘요,

 

택시아저씨요?

 

내가 운전을 못하니까 택시 타고 미행좀 하게요..

 

택시 아저씨가 그런일을 해줄까요? 심부름 센타도 아닌데,,,흠

 

일단 좀 연결좀 해줘봐요,, 내가 너무 답답해서 그래.. 가슴이 터질것 같어,

 

 

 

 

 

그래서 저는 또 우리집의 단골손님중에서 가장 착하게 생긴 택시 아저씨를 택해서 약국에 와달라고 정중히 부탁을 했죠.

 

제 부탁을 받고 부랴 부랴 오신 아저씨는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처음 부터 끝까지 자상하게 들어 주시더라구요.

 

택시기사님에게 그런 부탁을 하시는 분이 종종 있으신가봐요,

 

그리고는 이렇게 저렇게 충고도 해주시고..

 

저와 택시아저씨의 위로와 충고를 받으신 아주머니는 들어올때 보다 조금 환한 얼굴을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가슴이 너무나 답답한데 이렇게 이야기라도 하고 상의도 하니 좀 살것 같다.

 

라고 하시면서 가시니까 좀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아주머니도 단골,바람핀 아저씨도 단골, 택시아저씨도 단골 ,,조그만 시골 읍내 약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여러분도 단골 약국을 만들어 보세요,,

 

지친 마음과 몸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저는 늘 단골들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저는 벌써 폐업이야요 ,,폐업,,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