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수연이가 아파요

큰마음약국 2009. 7. 13. 14:26

아침에 수연이를 깨웠다,.

한참을 뒤척이다 일어난 수연이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늦잠을 자서 머리도 못감았을 뿐더러 오늘 있을 독서 골든벨이 걱정되었나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크게

가르치는 원칙이  공짜를 바라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모든것을 자유롭게 놓아 둔다.

.

시험에 대해서도 난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다.

점수로 모든것을 평가하지 않을뿐더러 지식교육의 한계를 알기 때문이다.

시험점수가 잘 안나와서 아이들이 우울해 할때면 되묻곤 한다.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느냐고,, 열심히 하지 않고서도 좋은 점수를 바란다는것은 부정직이다.

우울한 기분이라도 느껴서 너의 시험점수에 대해 자유로워질려고 하는것 자체가 더 나쁜것이다. 무섭게 혼낸다.

시험점수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하고

또 그런점수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마치 어른들로 치면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거나

야식을 먹으면서 뚱뚱하다고 고민하는거와 같은 이치다.

 

그리고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정말 절실히 원한다면  열심히 소리내어 말하고 노력할일 임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 말이다.

 

독서골든벨에 나가서 일등을 하고 싶었으면 열심히 노력했어야 되었다,

책이 필요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했고( 영어공부와 문제집을 풀면 책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노력했어야 됐는데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가 아프다고 수심이 가득하니 참 난감하다.

또 아플까봐 걱정되는것은 물론 어떻게 수연이에게 발상의 전환을 시켜 웃고 등교하게 만들까 고심이 되었다. 남편은 수연이보다 나에게 더 화가 난다고 했다. 무조건 수연이의 뜻을 받으면 오히려 강화된다고 역정이었다. 결국은 남편과 나의 싸움으로 번져 버렸다.

 

결국 남편과 나의 뜻은 같다. 수연이가 맑은 아이로 크는것을 바라는것이다.

자기가 한만큼 수확하고 그 수확에 만족하는 삶, 만족하는 삶에는 밝은 미소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이가 이해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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