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밖 활동/기고

감기약은 없다

큰마음약국 2023. 1. 15. 10:55

최근에 중국이 코로나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곧 중국의 큰명절인 춘절이 다가오면서 감기약 품귀현상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우리나라 역시 갑작스런 한파에 독감환자가 늘어나 감기약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보건당국에서는 감기약의 사재기를 방지하는 공문을 약국으로 전달했는데, 약국에 근무하면서 감기약의 판매 제한 공문을 받아보기는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원래도 나는 약국에서 감기약을 습관적으로 사가시는 분들이나 제일 쎈 감기약을 달라는둥, 한번만 먹으면 톡 떨어지는 감기약을 달라는둥, 감기에 제일 좋은 약을 달라는 환자분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제일 쎄고 잘듣고 좋은 감기약은 < 쉬는겁니다. >  라고 말이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일반감기,독감,코로나 모두 다 바이러스 질환이다.엄밀히 말하면 지금 약국에서 판매되는 감기약은 감기치료에 도움이 될수는 있지만 감기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아니다 .즉 감기로 인해 생기는 불편한 증상을 없애주는 약이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작아서 보통의 광학현미경으로는 볼수가 없다.(세균의 50~100분의 1 크기)이렇게 작다보니 자체적으로 뭘할수있는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기생할곳을 찾아 숨어들어간다.사람도 다양한 인종이 있고, 동물도 식물도 종류가 다양하듯이 바이러스의 종류도 아주 많다.그러나 사람의 생존방식이 비슷 비슷하듯이 바이러스의 생존방식도 비슷비슷하다.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바이러스건  생명체의 본질은 동일하다.무조건 살아남는것이다.살아남아서 후손을 남기고 진화해 가는것이 생명체의 임무인것이다.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기생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바이러스가 살아남는 방식은 먼저 다른 세포에 가서 조용히 달라붙는다 몰래 세포안으로 자신의 DNA를 투입한다 그 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DNA를 복제한다 증식이 끝나면 세포를 뚫고 나와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마치 첩보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것 같이 치밀하다. 그러나바이러스에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우리가 아니지 않은가? 바이러스가 침투한것을 알아차린순간 우리의 면역체계에 경보가 울리고 면역세포가 출동을 하여 바이러스와 한판승부가 벌어진다. 바이러스와 면역세포의 치열한 전투의 흔적이 콧물,기침,인후통,고열,오한등인것이다. 그러니까 몸안에서 이런 전투가 벌어질때 우리가 해야할 현명한 행동은 이 전투에 힘을 실어주는것 즉 에너지를 집중해주는것이다. 무조건 푹쉬어야 한다 그러면서 불편한 증상을 개선해주는 감기약을 살짝 써주는것이다. 콧물이 너무 흐르고 코가 막혀서 잠이 안올때는 콧물약을 복용하고, 목이 너무 아프고 칼칼해서 힘들면 소염제를 복용하고 가래가 너무 끓어서 숨쉬기가 곤란하면 가래를 녹이는 거담제를 ,기침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이룰정도면 기침약을 복용하고, 열이 펄펄 끓고 오한이 들면서 근육통이 동반되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다..간혹 감기는 약을 먹어도 일주일, 안먹어도 일주일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약을 안먹도 버티는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그럴필요가 있나 싶다, 약을 너무 안먹는것도 약에 너무 의존하는것도 둘다 바람직하지 않다, 약은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적당히 쓰면 된다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인데 감기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휴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감기가 비염으로, 기침이 기관지염으로, 목아픔이 편도선염으로 커지면  이때는 바이러스 질환이 아니라 세균성질환으로 커져서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하고 치료기간도 늘어난다 .2주 3주 심하면 한달내내 고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뭐든 몸이 신호를 보낼때 빨리 알아차리고 대응해야 한다. 감기는 한번 걸렸다고 해서 또 안걸리는게 아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감기증상이 오래간다면 감기약에만 의존하면서 증상을 없애는데 급급해서는 안된다. 좀더 근본적으로 몸의 면역체계를 바로 잡아서 면역을 튼튼하게 해야 하는것이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생존투쟁은 영원히 지속될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감기약은 약국에 있는것이 아니라 내 몸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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