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밖 활동/기고

<타미플루 >

큰마음약국 2019. 1. 7. 12:33


드디어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

아이들의 방학과 함께 독감으로 붐비던 병원과 약국도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12월 한달은 평소 약국을 방문하던 환자가 1.5배이상 늘어서 업무량이 무척 많았다.

사람들이 바깥에서 보면 약국은 처방조제업무만 하는것 같지만, 사실 처방조제말고도 약국은 소소하게 할일이 무척 많다.

12월은 처방조제에 집중하느라 다른 업무는 일체 하지를 못할정도로 독감환자가 많았다.


사람들은 해마다 말한다. 이번 감기가 유달리 독하다고,

그러나 그소리는 내가 약사가 막 되었던 1993년도에도 똑같이 사람들이 했던 말이다.

해마다 사람들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서 힘들어한다.


정말 감기가 독해졌을까?

우리가 약해진건 아닐까?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바이러스가 도대체 무엇이 관대 , 사람들을 이렇게 괴롭히는가?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작아서 보통의 광학현미경으로는 볼수가 없다.(세균의 50~100분의 1 크기)

이렇게 작다보니 자체적으로 뭘할수있는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기생할곳을 찾아 숨어들어간다.

사람도 다양한 인종이 있고, 동물도 식물도 종류가 다양하듯이 바이러스의 종류도 아주 많다.

그러나 사람의 생존방식이 비슷 비슷하듯이 바이러스의 생존방식도 비슷비슷하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바이러스건  생명체의 본질은 동일하다

무조건 살아남는것이다.

살아남아서 후손을 남기고 진화해 가는것이 생명체의 임무인것이다.


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기생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방식은


먼저 다른 세포에 가서 조용히 달라붙는다

몰래 세포안으로 자신의 DNA를 투입한다

그 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DNA를 복제한다

증식이 끝나면 세포를 뚫고 나와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마치 첩보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것 같이 치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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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67 독감 바이러스(RNA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

ⓒ (주)천재교육 | BY-NC-ND



복제된 바이러스가 세포막을 뚫고 나오려면 세포막을 부수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효소가 있다.

바로 Neuraminidase라는 효소, 이 효소를 억제하는 약이 바로 타미플루 (Oseltamivir 오셀타미비어) 이다.

타미플루를 복용하게되면 복제된 바이러스가 세포막밖으로 나오지 못해  결국  체내로 확산되지 못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되고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5일 내내 복용해야 한다.


주된 부작용은 경미한 위장관 증상(설사,메슥거림, 식욕감소)이다.

당수 많은 경우에서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이러한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는 주사제로 인플루엔자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중추신경계 부작용(비정상적인 행동이나 환각, 자살충동 등등) 등도 보고된 바 있으나 이러한 부작용 사례가 인플루엔자 자체가 유발하는 신경계 증상으로 인한 것인지, 타미플루 복용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부작용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다.

항히스타민제나 항콜린제와 동시 복용하면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증가한다.

그 외에 국내에서 보고된 기타 부작용으로는 비정상적인 악몽이 있다.


현재 타미플루는 생후 2주 이상이라면 복용이 가능한 약물이지만,

타미플루를 복용한 일부 소아·청소년 환자들에게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환각-환청 증상과, 이로 인해 유발된 사고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서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복용에 있어 보호자가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독감과 감기의 차이는 뭘까?


일반 감기의 바이러스는  좀도둑으로 상상하면 쉽다.

리노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콕사키바이러스등이 있는데 조금 둔한 집주인은 좀도둑이 들었는지도 모를수 있다.

콧물이 나거나 목이 아프고  열이 나기는 하지만 잘먹고 푹쉬면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독감 바이러스는 칼을 든 강도로 상상하면 된다.

코나 목등의 상피세포에 침투하는 감기바이러스가 아니고 폐에 침투해서 급성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고열이 생기는것은 필수고 근육통과 두통을 동반하며 심할경우 목숨을 잃기도 한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워낙 다양해 백신을 만들어봤자 별 실용성이 없지만,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종류이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평생 한 번만 맞아도 되는 간염주사와 달리, 독감주사는 매년 맞아야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고 면역 지속기간도 3~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감이 옛날에는 없었을까?

타미플루가 없던 시절에 독감에 걸리면 무조건 죽었을까?


우리의 몸이, 우리의 세포가 그렇게 연약할까?

그렇게 연약했다면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약이라는 것은 얻는것이 잃는것보다 많으면 쓰는 도구다. 부작용이 없는것이 아니다.

타미플루 역시 위에서 열거한 많은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감의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사용하는 도구인것이다.

그런데 점점 더 그 사용량이 늘고 있어서 걱정이 된다.


우리몸에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공격으로보터 몸을 방어하는 면역시스템이 있다.

그래서 공기로 부터 수많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와도 생명활동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것이다.


그런데 독감의 공포때문에 우리의 면역세포가 칼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타미플루에게 자리를 다 뺏기고 만 기분이 든다.

비록 독감에 걸렸다 하더라도 우리의 면역세포가 튼튼하다면 충분히 물리칠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올해 독감에 걸렸다고 면역이 생기는것은 절대 아니다

내년에는 또 다른 모습의 인플루엔자가 찾아올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번 독감에 걸려서 된통 고생을 했다면 다시는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면역을 튼튼하게 재정비해야 할것이다.


그렇지 않고 독감과의 전쟁을  타미플루에게 의존만 했다가는 나중에는 점점 쓸약이 없어져서

속수무책으로 당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국민들이 튼튼해져서 타미플루 복용이 많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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