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오는 길인데,아차 하는순간 길을 잘못들었다.
자동차 전용도로라서 다시 쉽게 돌릴수가 없었다,
한참을 길따라 내려가다 , 어리둥절 하다가, 또 유턴할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그러다가 만난 표지판, 처음 보는 길이었다..
그쪽길로 가본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이 아침에, 출근이 늦어질지도 모르지만, 유턴하지 않고
그길로 가보고 싶었다.
끌림이 있었다.그리고 어떤 믿음도 있었다.
그길은
신호등도 없고 차도 없고 새가 날고 들판이 춤추는 한적한 국도 였다.
번잡한 이 아침에 누리는 호사다.
한참을 가다가 드디어 내가 잘 아는 길하고 만나게 되었다.
15분 늦게 출근했다. 그것말고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하였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길을 알게 되었고,
조금더 음악을 많이 듣게 되었고,
또 삶에 대해 이러저러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살면서 자기가 의도하지 않은 일을 순간 순간 겪게된다.
(그러나 그것도 깊이 들여다 보면 사실은 무의식에서 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그럴때 일어난 일에 저항하지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 그 일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면
삶은 이처럼 뜻하지 않는 선물을 많이 보낸다.
잠깐의 실수가,
늘 그렇고 그런 내 아침을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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