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약국 이야기

파편아저씨

큰마음약국 2009. 1. 30. 18:28

약국을 오래하다보면 단골이 생기게 됩니다 .

처음엔 무뚝뚝했던 사람도 나중에는 차츰 웃게되고 속내를 털어놓게 되고 그러다보면

아주 친숙한 이웃처럼 되어서 며칠 안보이면 걱정도 되고 그럽니다.

 

약국에 자주 안다니는 사람은 약국 단골하면 다 아픈사람들인가 하겠지만

막상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피로회복제를 먹기위해서도 오고 방한대를 사러 오기도 하지요,

 

오늘 만난 아저씨도 처음에는 무뚝뚝했더랬습니다.

맨날 펜잘말 달라고 하고, 왜 드시냐고 하면 그냥 주기나 하라고 하고,그래서 저도 여간

겸연쩍은것이 아니었읍니다.

 

그런데 오늘은  펜잘 말고 두통에 잘 듣는약좀 달라고 하더라구요,

펜잘이 퍽 강한 진통제인데 그것도 안듣는다구요?

 

머리에 파편이 들어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파편요?

파편이 한군데도 아니고 여러군데 들어있는데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하다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수술을 하다가 깨어나지 못할수도 있다고 해서

몇십년을 깨질듯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리를 오늘에사 하는군요,

 

순간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피끓는 청년이었을때  이유야 여하튼간에 국가를 위해 총을 들었을텐데

우리가  해주는것은  진통제 몇알뿐,,

 

그냥 그런생각이 드는 오후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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