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휴가를 다녀와서

큰마음약국 2008. 8. 20. 13:49

휴가기간 내내 비가 도깨비처럼 왔다..우이씨,,,아이들은 해수욕장가자고 은근기대하고 나는 냇가랑이라도

 

데려가야하지 않을까 가벼운 의무감이 들었지만 비는 속절없이 계속내려 애써 가꾼 옥수수마저 넘어뜨려

 

버렸다. 그래도 휴가는 참좋다.. 약국에서 무슨 중노동을 하는것도 아니건만 약국을 잠깐 벗어나서 쉴수 있

 

다는것 자체가 내 삶의 질이 굉장히 높아진것만 같아서 뿌듯했다.

 

쵸코릿처럼 달콤한 휴가.. 비때문에 완전 방콕이다. 하루는 찜질방 ,하루는 빙상경기장, 하루는 노래방

 

그러다가 시간이 다 가버렸지만 아이들과 하루종일 뒹굴거리면서 군것질을 하고 비디오를 보고 올림픽을

 

응원하고 한나절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소설책을 읽는다.

 

일상의 평화로움, 귀차니즘에 흠뻑빠져 아이들과 뒹굴거린다. 벗어던진 양말, 샤워하고 쓴 수건, 먹다만

 

과자부스러기가 침대맡에 널부러져있지만 한발로 쓱 밀어버리고 다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방구를 붕붕거리면 아이들이 까르륵 까르륵 웃어대고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그 소중한 일상, 얼마나 행복한지, 그게 행복인것을 알아차린지 얼마 안된다.

 

행복이 퍽 그럴싸 한건줄 알고 있었다. 행복할려면 무언가 준비해야 하는 지 알았다..

 

행복한 사람은 자격이 있어야 하는 줄 알았었는데 ,,

 

그냥 행복하면 되는것이다. 쉬는 동안에도  갚지못한 은행빚과 풀지못한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엉켜서 가끔 맘을 편치못하게 할때도 있다.

 

그래도 행복하다. 그런것따위로 지금의 행복을 방해받기는 싫은것이다..

 

난 아이들과 마음껏 낄낄때고 마음껏 뒹굴거리고 마음껏 먹다가  통통하게 물이 올라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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