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등밀어드릴까요?

큰마음약국 2013. 1. 13. 21:47

 

 

 

 

일요일 아침.

 

정연이를 데리고 목욕바구니를 챙겼습니다.

수연이도 데리고 가면 좋으련만 벌써 커서 약속이 있다고 하는 군요,

 

목욕탕은 정연이가 좋아하는 놀이터,

굳이 때를 밀지 않더라도 종종 피로를 풀러 가지요,

 

정연이를 씻겨놓고 저도 샤워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에서 목욕을 다 마치신 어르신이 말을 걸어오십니다.

정연이를 씻기면서 슬쩍 보았을때 어르신은 이미 목욕을 다 마치시고 나갈 차비를 하고 계셨어요,

 

 

`혼자왔어요? `

 

`아,,네,,, 애기랑`

 

그럼 이쪽으로 등을 내밀어 봐요,내가 등밀어줄께..

 

네? 어르신은 이미 목욕을 마치신것 같은데요?

 

어,,난 등도 다 밀었어,,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 어렸을때는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서로 등을 밀어주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요즘은 그런 문화가 아니잖아요,

등을 밀어달래는 사람도 없고 저 역시도 등을 밀어달라고 해본적이 없거든요.

세신사에게 밀던지 아니면 말고죠,,

 

그런데 언뜻봐도 70이 훌쩍 넘어보이시는 어르신이 당신은 목욕도 다 마쳤는데

젊은아지매의 등을 미뤄주겠다고 하시는 거여요,,

아 그러실필요 없는데요,,,하는 소리를 중얼거리면서 나도 모르게 등을 내미는 것은 뭐람? ㅎㅎㅎ

 

 

사진출처-다음검색

 

 

어르신의 손길은 세신사의 손길보다 훨씬 부드럽고 시원했어요,,^^*

세신사에게 잘못걸리면 엄청 아프거든요,,아시죠?

그러나 어르신은 살살 살살 제 등을 문질러 주셨어요,,

심지어는 제 굵은 팔뚝이랑 통통한 궁뎅이까지도,,ㅎㅎㅎ

 

저는 너무 감동을 받아 고맙다고 몇번 인사를 했어요,

 

어르신은 시원하지?그럼 자네도 다음에 다른 사람 등을 밀어줘,,,

하면서 나가셨어요,

 

 

저는 얼른 뛰어나가 매점에서 따뜻한 두유를 한병 꺼내서 드렸어요,

어르신은 또 그 작은 두유한병에 얼마나 행복해 하시는지....

 

한번도 본적도 없고

또 다시 볼일도 없는 젊은아낙의 등을  따뜻하게 밀어주시는 어르신이 계시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인가 봅니다.

 

그 행복한 기운이 하루 종일 제 몸을 빙그르르 돌았답니다..

 

우리 서로 등밀어주면서 삽시다..

 

목욕탕에서 혼자 때를 밀고 있을때

누군가가 다가와서 등밀어드릴까요? 하고 말을 걸면 슬그머니 등을 내밀어주세요,

 

그리고 당신도 누군가가 혼자서 때를 밀고 있다면

슬그머니 다가가 등밀어드릴까요? 라고 말해보세요,,

 

 

그순간

등을 밀어주는 사람과 등을 내어주는 사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나서

우주는 순식간에 별처럼 빛날거여요^^*희망해

 

 

 

 

똑똑머하삼등 밀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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