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사 이야기 /일상다반사

이모부부

큰마음약국 2011. 2. 9. 12:45

사람노릇하고 사는것이 별 거아닌데 일상에 매이다 보면 그걸 못하고 살때가 많다.

이모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때 아버지도 같은 병원에 입원해계셔서 몇번 뵐수 있었는데

깨어나시고 나서는 시간을 내지못해 가보질 못했다.

마음에 늘 걸림으로 남아있어서 큰맘먹고 모든 일정을 작파하고 병문안을 가뵈었다.

세월과 함께 비슷해진 이모부부,,,

작고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시다..

 

이모를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아버지는 끝내 병을 이기지 못하고 떠나셨는데, 조금 젊은 이모는 병을 이겨 내었다.

말이 되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플려면 이모처럼 50대에 아픈것이 좋은것 같다.

자식들도 다 제자리 잡고 중년의 여유도 있고 가장 중요한 체력이 아직은 남아있어서

정말 큰병아니면 다 이겨낼 수 있다.

 

아버지는 70이 넘어서 발병하여 병과 싸울 수 있는 체력과 의지가 일찌감치 고갈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모를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나는것을 어쩔수 없는 일이다..

 

이모는 큰 위기를 한 고비 넘기고 이제 회복단계에 들어 가셨다.

체력이 매우 많이 떨어져서 걷기도 힘들고 말하기도 힘들어 하지만 앞으로 영양요법,식이요법,운동요법을 병용하면

이전의 삶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수 있을것이다.

 

이모에게 이런말씀을 드렸더니 끄덕 끄덕 하신다.

 

이모! 이모처럼 앞만보고 달려가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는 이렇게 해야만 멈출 수 있었나봐.

이렇게 아프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이모가 미장원에서 빠져나올수 있었겠어,

이모랑 똑같은 증상으로 입원했던 중환자실 옆침대 아저씨는 돌아가셨대.

이모가 살아난 이유는 뭔가 할일이 있어서야.. 지금까지의 삶이 전반부면 앞으로의 삶은 후반부니까

멋지게 살아보세요,,!!

 

끄덕 끄떡 ,,환하게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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