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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읽고 가요 < 치마와 팬티 >

큰마음약국 2015. 9. 6. 17:07


< 제목: 시 한편 읽고 가요 >


안녕하세요~~

약사 이지향 입니다.


정연양과 함께 1박2일 출장을 다녀왔어요,

같이 올라간 약사님들과의 폭풍수다로 

그간의 피로가 다 풀리네요^^*


역쉬 ~~

수다는 좋은거시여~~♬


저는 문정희시인님의 팬이여요,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선생님의 시를 만났죠,

그리곤 홀딱 반해버렸어요~~.


일요일 저녁 

시 한편 읽어볼까요?

덤으로 답시까지~~ㅎ


주말 마무리 잘하세요~~♡





치 마 _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문정희(文貞姬,, 1947~ 전남 보성)

동국대 국문과 학사/석사, 서울여대 문학박사

동국대 고려대 교수 역임





팬 티 _ 임 보


- 문정희의 '치마'를 읽다가 -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 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 붙들리면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참배객이 끊긴,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보라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




임 보(본명 姜洪基, 1940~전남 순천)

서울대 문리대 국문학과 졸업. 성균관대 문학박사.

충북대 국문과 교수 역임

 

 

문정희의 시를 읽고, 답시로 쓴 것이다. 여성성에 대한 예찬이야 나무랄 데 없지만, 굳이 남자를 들러리로 세워 평생 '신전'을 맴도는 관광객으로 묘사한 것에 발끈했나 보다. 치마군단에 맞서는 부대를 바지군단으로 하지 않고 '팬티군단'을 선택한 것이, 임보의 탁월한 전략이다. 신전이며 갯벌궁전이라고 황홀해 하지만, 거기가 참배객도 관광객도 끊어진 곳이라면 얼마나 적막하겠느냐고 여존남비를 뒤집어놓는다. 그리고 열쇠를 꺼낸다. 천하의 명품 대문이라도 열쇠 없으면 말짱 황이다. 그 열쇠보관소, 팬티! '치마 신전' 관광객의 맹렬한 일갈도 만만치는 않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시인



<우리 만나요>

9월 18일 선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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