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밖 활동/카카오스토리

< 6월 17 일 > 삶과 시

큰마음약국 2015. 6. 17. 09:28



< 제목: 삶과 시 >


메르스 때문인지,가뭄 때문인지 시절이 하수상하여 우울한데~~페친께서 소개한 이 시를 읽고 크게,아주 크게 웃었네요,ㅎ

약은 약사에게 ,시는 시인에게, 밥은 아줌마에게라는 담벼락을 부수고 약사와 시인과 아줌마의 경계를 한방에 무너뜨리는 시를

만나니 삶이 매우 가볍고 경쾌해집니다.시 쓰는거나, 약 짓는거나 ,  밥 짓는거나  다 똑같은거 아니겄어유? 결국은 다 사는거 아녀유,

삶이라는 것이 다 그런거 아녀유? ㅎㅎㅎㅎㅎㅎ


카친여러분~~

오늘도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시를 쓰듯이 삶을 지읍시다.

우리는 모두 다 시인이랑께요~~~ㅎ




 <  참 빨랐지 그 양반 / 이 정록  >

 

 

 

신랑이라고 거드는 게 아녀

 

그 양반 빠른 거야 근동 사람들이 다 알았지

 

면내에서 오토바이도 그중 먼저 샀고

 

달리기를 잘해서 군수한테 송아지도 탔으니까

 

죽는 거까지 남보다 앞선 게 섭섭하지만

 

어쩔 거여 박복한 팔자 탓이지

 

 

 

읍내 양지다방에서 맞선 보던 날

 

나는 사카린도 안 넣었는데

 

그 뜨건 커피를 단숨에 털어 넣더라니까

 

 

 

그러더니 오토바이에 시동부터 걸더라고

 

번갯불에 도롱이 말릴 양반이었지

 

겨우 이름 석자 물어 본 게 단데 말이여

 

 

그래서 저 남자가 날 퇴짜 놓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어서 타라는 거여

 

망설이고 있으니까

 

 

번쩍 안아서 태우더라고

 

뱃살이며 가슴이 출렁출렁하데

 

처녀적에도 내가 좀 푸짐했거든

 

 

월산 뒷덜미로 몰고 가더니

 

밀밭에다 오토바이를 팽개치더라고

 

자갈길에 젖가슴이 치근대니까 피가 쏠렸던가 봐

 

 

 

치마가 훌러덩 뒤집혀 얼굴을 덮더라고

 

그 순간 이게 이녁의 운명이구나 싶었지

 

부끄러워서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정말 빠르더라고 외마디 비명 한번에 끝장이 났다니까

 

 

 

꽃무늬 치마를 입은 게 다행이었지

 

풀물 핏물 찍어내며 훌쩍거리고 있으니까

 

먼 산에다 대고 그러는 거여

 

시집가려고 나온 거 아녔냐고

 

 

 

눈물 닦고 훔쳐보니까

 

불한당 같은 불곰 한 마리가

 

밀 이삭만 씹고 있더라니까

 

 

 

내 인생을 통째로 넘어뜨린

 

그 어마어마한 역사가 한순간에 끝장나다니

 

하늘이 밀밭처럼 노랗더라니까

 

내 매무새가 꼭 누룩에 빠진 흰 쌀밥 같았지

 

 

 

얼마나 빨랐던지 그때까지도

 

오토바이 뒷바퀴가 하늘을 향해

 

따그르르 돌아가고 있더라니까

 

죽을 때까지 그 버릇 못 고치고 갔어

 

덕분에 그 양반 바람 한번 안 피웠어

 

 

 

가정용도 안되는 걸

 

어디 가서 상업적으로 써먹겠어

 

정말 날랜 양반이었지





(Sticker)


6월27일 토요일 

오후 3시에서 7시 

전라도 광주 번개

자세한 일정과 장소는 추후 공지해드릴께요~~^^


< 메르스 때문에 취소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네요,ㅠㅠㅠ>








(Sti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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