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없는 안도현 시인을 만나다
주말에 계룡산에 다녀왔습니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에서 정기모임이 있었거든요,,
거기에서 안도현 시인을 만났습니다.
제가 안도현 선생님을 직접 섭외했는데요...
약사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고자 모신것입니다.
안도현 선생님은 핸드폰이 없으시더라구요~~
왜 핸드폰이 없으시냐고 여쭤보니 핸드폰이 일상을 방해하고 오히려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는것 같아서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우연히 핸드폰을 잃어버리셨는데 그후로 구입을 하지 않으셨대요,,
한 10일정도 굉장히 불안했지만 그후로는 별일이 없더랍니다.^^
과연 나도 핸드폰없이 살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살기는 살겠지만 그 조그마한 불편도 싫어서 망설여지던데요..
그래도 광고촬영을 하실 정도로 이름이 알려진 분이 핸드폰없이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퍽 의외였는데
어찌되었든 저랑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 주셨어요~~
무슨이야기를 해야 되냐고 몇번이나 물어보며 많이 쑥쓰러워 하시는 모습은 소년같으셨어요~~
시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
추억에 대해서,
한시간 정도 이야기를 풀어 주셨습니다.
시간이 금방 가버리더라구요,,,아쉬었어요~~
오늘 강의 내용으로 소개하셨던 시를 소개합니다.
이 시를 통해 연탄시인으로 거듭나셨대요^^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 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하니 손을 뻗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이웃님들은 어떤 주말을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