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안녕 ! 미나야

큰마음약국 2009. 6. 19. 19:36

안녕 ! 미나야

니가 이 편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너랑 연락이 끊긴지가 벌써 8년쯤 지난것 같아. 너도 참 무심하다. 내가 널 찾기는 힘들어도

넌 날 찾기 쉬울텐데 말이다.난 이사도 안가고 이곳에 그대로 있는데 말이다.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너의 발그레한 볼부터 떠오른다.

수줍던 어린시절, 너는 나에게 청량제와 같은 존재였단다.

용기가 없던 나는 니가 물어오는 세상소식이 늘 궁금하여 귀를 쫑긋세우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너와 내가 친구가 된것이 어떤 계기였을까?

우리는 닮은점보다 서로 다른점을 찾아내면서 우리가 친구가 된것은 참 신기한 일이라며

웃어댔었다.

 

학교가 끝나면 집에 얼른 가지 못하고  400원하던 칼국수 한그릇을 시켜 나누어 먹던 기억,

경기전 뜰안에서 은행잎을 밟으면서 시니컬해지던 기억, 시험기간에는 너희집으로

우리집으로 옮겨가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우리는 계속 만났고 결혼식에도 서로 왔다갔다 하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너가 연락을 끊어 버렸다.

아마 너의 형편이 어려워진 순간이었던것같다.

 

미나야! 니가 어려울때 내가 좀 더 세심하게 배려했어야 하는데  나 사는것에 치어서

연락한번 제대로 못했구나. 이제와  다시 너가 보고 싶어도 연락처를 둔데 없어 찾을 수가 없구나.

 

혹이라도 이글을 보면 꼭 다시 연락하려무나.

밤새 너의 눈망울을 마주대하고 펑펑 수다를 떨고만 싶다.

                                                                                  너의 친구 지향..